18/2/21 수요일

2018. 2. 22. 12:19생각

마감을 핑계로 하루종일 집에 있다가 수요일이라 잠깐 목욕탕 다녀왔다. 친구와 하루 1시간씩 하고싶은 일 하기 시작한 지 이틀째. 어제도 두 가지 밖에 못했는데 오늘은 한 가지 밖에 못했다. 하루에 4시간 투자해서 4가지 일을 하는건 불가능한 일인가. 대여섯 시간을 그림으로 붙잡고 있었다. 그림 하나 그리는데 왜이리 힘이 많이 드는지. 책에 실릴 원고라고 생각하니 더욱 긴장하여 오래도록 머물게 했다. 글이든 그림이든 친구와 계획한 바와 같이 매일매일 꾸준히 해야하는 이유. 쉽게 그려서 조금더 역동적이고 가벼운 느낌을 내고싶다. 

올림픽이 한창이다. 설 때 시댁에 갔다가 함께 티비를 보면서 여자컬링을 처음 봤는데 웬걸 무진장 재밌는거다. 한국 선수들이 워낙 기량이 뛰어나서 더욱 흥이 난다. 오늘도 두 경기가 있어 모두 챙겨보았다. 고공행진! 예선전 8승 1패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전 경기 하이라이트를 다시 보고 시원 통쾌한 그 장면을 또 돌려보고 자꾸 본다. 경기영상 외에 인터뷰 영상과 팬들이 편집한 영상까지 보고도 흥분이 가라앉지 않아 선수들 신상이 담긴 글과 영상도 찾아본다. 안경언니의 카리스마와 선수들의 끈끈한 관계에 의한 팀웍에 반했다. 나는 올림픽 자체는 반대하지만, 메달을 따기위해 죽도록 노력하는 개인의 인생까지 반대할 순 없는 일. 열렬히 응원했다. 

올림픽에 온 국민이 보이는 관심이 올림픽이 끝난 이후에도 이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빙상 위의 뜨거운 냄비는 빠르게 식어가겠지만 우리의 올림픽은 경기가 끝난 뒤 부터 시작이다. 500년 된 숲이 파괴됐다. 외국선수들이 감탄해 마지않는 편안한 숙소와 시설은 온통 세금으로 지어진 것들. 올림픽이 끝나고 나면 구멍을 메꾸기 위해 나를 비롯한 소시민들의 주머니에서 돈이 줄줄 빠져나갈 것이다. 그러한 사실들을 널리 알려야겠다. 친구들과 연대하여 더 크게 목소리를 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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